국채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리가 동반 급등세를 보이면서 증시 전반에 `금리인하 마무리 국면`에 대한 부담이 적지않다.

그동안 주식 시장은 낮은 금리(할인율)에 경기 회복(성장) 기대감까지 더해져 우호적인 환경의 수혜를 누려 왔다.

그러나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내에라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등 `긴축 이슈`가 제기되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자본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 경기가 회복되면 금리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문제는 금리 상승 속도가 실제 경기 회복, 즉 기업 이익 증가 속도보다 너무 빠르다는 데 있다.

더구나 한국 증시는 지난 3월 이후 너무 빠르게 올라버린 탓에 금리가 계속 높아지면 채권 대비 매력도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미국은 장기국채 등 과잉 유동성이 수급 부담으로 이어지고 정부 재정능력에 대한 의심이 겹치면서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15일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면 기업 처지에서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늘어나고 조달금리가 올라 좋을 것이 없다"며 "최근 금리 상승 속도가 다소 빨라 자칫 바닥을 치고 나오려는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6월 1일 3.81%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일 현재 4.3%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경기방어주 대비 경기민감주 상대 강도는 125.3에서 124.1로 떨어져 증시가 느끼는 부담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 금리가 오르느냐가 아니라 시장이 `금리인상 시기`를 기다리는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사인은 사실상 끝났다"며 "1990년 이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금리인하 기조 종결부터 실제 금리인상 초까지는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업종이 유리했다"고 말했다.

즉 현재 글로벌 공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IT, 금융, 소재(철강, 비철금속, 화학) 업종의 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IT업종은 가장 먼저 재고 감소와 가동률 증가가 나타나는 등 업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중국발 소비 증가가 기대된다.

소재섹터는 달러 약세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오히려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으며 금융업종은 구조조정과 인수ㆍ합병(M&A), 부실자산 처리 등의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보험주들은 금리인상에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

보통 보험사들은 고객 자금을 받아서 채권에 투자한 뒤 만기까지 들고가는 전략을 좋아하기 때문에 만기가 긴 고금리 채권이 시장에 나올수록 유리하다. 또 향후 금리가 올라가면 정부가 장기 국채를 시장에 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자산을 운용하기엔 알맞은 시기가 올 수도 있다. 현재 보험사들이 지닌 부채의 만기가 자산의 만기보다 긴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점이다.

만기가 길면 채권 가치가 금리 변화에 따라 크게 변동하기 때문에 부채의 가치 하락이 자산 가치 하락보다 더 커진다.

결국 갚을 돈(부채)의 값어치가 떨어지면 회사 처지에서는 이익이라는 얘기다.

◆ ② 채권형펀드 피하고 CMA도 골라서 투자

= 토러스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하강이 거의 끝났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자 채권시장은 충격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경기하강이 끝났다는 것은 곧 금리인하 기조가 끝났다는 뜻이고, 이는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 소형 증권사 사장은 "이날 RP형 CMA를 통해 운용하던 채권에서 (증권사) 손실이 200억원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 총재 발언이 있던 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02%에서 4.22%로 급등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12일 일주일 동안 채권형 펀드들 수익률도 0.69% 하락했다.

다만 경기가 침체로 돌아서면 통화당국이 금리를 다시 떨어뜨릴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종류에 따라 다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는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금리인상과 관계없이 약정된 이자와 원금을 받는다. 다만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면 채권형 펀드는 당분간 피하는 것이 좋다. 채권형 펀드는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 이후 시중에 다수 판매된 카드채와 우량회사채 등도 매매를 잠시 중단하는 것이 좋다. 삼성카드에서 한때 10%를 넘는 고금리 카드채가 발매되기도 했는데 경기가 좋아졌기 때문에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이자를 못 받을 확률은 줄어든다.

금리가 오르면 타격을 받는 대표적 상품 중 하나인 RP형 CMA는 증권사 신용도를 보고 고를 필요가 있다. RP형 CMA는 고객들에게 정해진 약정금리를 주는 대신 이익이 나면 증권사가 가져가고, 손실이 나면 증권사가 고객에게 메워주는 형태다.

위험이 있다면 증권사가 과도한 채권 손실 때문에 부도가 날 가능성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기자본이 튼튼한 증권사 상품을 먼저 볼 필요가 있다.

◆ ③ 자산10% 원자재관련 펀드에

= 금리상승기에는 실물자산이 단연 관심이다. 원자재 등 대안(AI)투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함께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금융자산의 10%까지만 담는 것이 원칙이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펀드연구원은 "달러 약세에 대한 대안으로 금과 원유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가 기본"이라며 "원자재가 풍부한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 증시도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펀드도 원자재가 풍부하고 금리정책의 영향 없이 성장성 높은 신흥시장 투자가 낫다는 의견이 많다. 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파트장은 "최근 유가가 급등했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원자재펀드는 원유 투자 중심으로 가져가되 적립식 투자가 낫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자도 유망하나 투자할 만한 상품이 많지는 않다. 시장에 나와 있는 중국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아시아퍼시픽부동산공모1호 투자회사`가 유일하다. 증시에 `맵스리얼티1호`란 이름으로 상장됐다. 위안화 가치 상승이 기대되고 유망 자산에 투자가 확정됐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현금배당이 잘 안 돼 시장에서 저평가됐다.

서정두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좀 더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환헤지를 하고 미국 인플레연계채권지수(TIPS)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미국 국채 10년물을 매도하는 효과가 있는 ETF를 사는 방법도 있다"며 "달러자산이기 때문에 환헤지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미국 TIPS에 투자하는 ETF는 `Ishares 바클레이스 TIPS Bond ETF`로 1년 이상 만기가 남은 인플레이션 연계 국채에 투자하고 최근 1년 수익률은 -4.35%를 유지했다.

[이소아 기자 / 이한나 기자 / 신현규 기자]